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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이룰 수 없게 된 첫날 밤의 일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덧글 0 | 2021-06-04 15:14:13
최동민  
잠을 이룰 수 없게 된 첫날 밤의 일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 때 무서운 꿈을 꾸고 있었다. 아주 암울하고, 끈적끈적한 꿈이었다. 꿈의 내용까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불길한 감촉뿐이다. 그리고 그 꿈의 정점에서,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더 이상 꿈속에 잠겨 있었다가는 되돌이킬 수 없을 위태로운 시점에서, 무언가가 나를 현실로 끌어 잡아당기듯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눈을 뜨고서도 한참이나, 나는 하아하아 숨을 크게 쉬었다. 손발이 저려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꼼짝못하고 있으려니, 마치 동굴 속에 누워 있는 것처럼 자신의 숨결만이 유난스레 커다랗게 들렸다. 꿈이었었구나,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천장을 향하고 누워, 가만히 숨결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심장이 격렬하게 활동하고, 거기에 재빨리 혈액을 공급하기 위하여, 폐가 풀무처럼 천천히 그리고 조그맣게 수축하였다. 그러나 그 진폭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서서히 감소하였다. 도대체 지금은 몇 시쯤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베갯머리에 있는 시계를 보려 했지만, 고개를 제대로 돌릴 수가 없었다. 그 때 발 밑으로 문득 무언가 보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희미하고 검은 그림자 같은 것이었다. 나는 숨을 삼켰다. 심장도 폐도, 내 몸 속의 모든 기관이 순간에 얼어붙은 것처럼 정지하였다. 나는 눈을 부릅뜨고, 그 그림자 쪽을 보았다. 내가 눈을 부릅뜨자, 그러기를 기다렸다는 듯, 그림자는 급격하게 똑똑한 형태를 띠기 시작하였다. 윤곽이 명확해지고, 그 안으로 실체가 부어져, 세부가 떠올랐다. 그것은 딱 맞는 검은 옷을 입은, 야윈 노인이었다. 머리칼은 회색이고, 짧고, 뺨은 움푹 들어가 있었다. 그 노인이 내 발치에서 우뚝 서 있는 것이었다. 노인은 아무 말없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주 큰 눈으로, 거기에 새겨져 있는 붉은 핏줄까지 또렷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표정이란 것이 없었다. 그 노인은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
2그리고 소리가 들린다. 아니, 소리라기보다 그것은 두터운 침묵이 어둠 안에서 일으키는 삐걱거림 같은 것이다. 윽쿠르주샤아아타르 윽쿠르즈샤아아아아타르, 으으으윽쿠르즈므므므스, 하고 그런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첫 징후이다. 우선 욱씬거림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세계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한다. 들고나는 바닷물처럼 예감이 기억을 잡아당기고, 기억이 예감을 잡아당긴다. 하늘에는 날카롭게 날이 선 면도칼 같은 달이 떠 있고, 의문의 뿌리가 어두운 땅 속을 긴다. 사람들은 내게 들으란 듯이 부러 큰 소리를 내며 복도를 걷는다. 카르스파무쿠 다부 카르스파무쿠 다부쿠 카르스파무쿠 쿠부, 하고 그런 소리를 들린다.단편집 TV 피플은 그런 실험의 장이다.여자는 아연실색하여 거기에 서 있었다. 당신 어떻게 그런 말을 그 때, 남자가 갑자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손톱으로 관자놀이를 짓뜯었다. 윽, 아파!라고 남자가 말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못 견디겠어. 아아, 괴로워그러니까 색 탓이라니까라고 TV 피플이 자상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색을 칠하면 틀림없는 비행기가 된단 말이야.웨이터가 우리의 접시를 치웠다. 그리고 디저트 바구니를 들고 왔다. 우리는 디저트를 사양하고, 커피를 부탁했다. 나는 뒤늦게 결혼했지. 서른 두 살에 했으니까. 그러니까 후지사와 요시코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난 아직 독신이었어. 스물 여덟 살이었지, 아마. 생각해 보면 벌써 십 년이나 지난 일이야. 나는 그때껏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막 독립한 참이었어. 아버지에게 담보를 빌려 융자를 얻어서, 조그만 회사를 차렸지. 나는 앞으로는 반드시 수입 가구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어. 하지만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처음부터 매사가 형통하게 진행될 리는 없는 법이지. 납품은 늦어지고, 물건을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창고대는 연체되고, 융자낸 돈을 갚아야 할 날짜는 임박해 오고, 그 때는 솔직히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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